THE 미수다 CODE

이번 루저 사건을 통해 깨달은 것은, TV는 사회적 통념을 만들어 내거나 그것을 강화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란 것이다. 그 이유인즉슨 그 때 TV를 보지 않고 나중에 기사만 읽은 글쓴이에게는 그 여대생의 발언이 이렇게까지 파장을 일으킨 것이 어리둥절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생각해 보자. 그녀의 발언은 그저 그녀 혼자만의 생각 또는 미수다 제작진의 떡밥(쇼를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한)일 뿐인데, 이게 ‘루저의 난’같은 거창한 수식어까지 달려가면서 전사회적으로 비판받아야 하는 일인가? 글만 읽었던 글쓴이로써는 아니라고 본다. 모든 사람의 생각은 제각각이고 그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싫어할만한, 비판할 만한 것들도 있을 것이다. 미수다에서 나온 것처럼 ‘키도 경쟁력’, ‘180이하는 루저(직접적인 발언은 아니지만)’같은 생각, 즉 가치관도 그것에 속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나의 가치관, 기준은 이러니까 니네들은 안 됨’이라고 말한다고 전사회적으로 매장당할 만한 그런 심한 발언인가?

지금까지의 글은 글쓴이가 루저 발언에 대한 기사만을 읽었을 때의 생각이었다. 후에 TV를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루저 발언이 터진 다음날 자기는 루저라며 계속 투덜대고 있는 친구, 또 여기 저기 ‘루저는 어쩌구’ ‘루저는 저쩌구’ ‘루저, 루저, 루저...’하고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이 단어는, 예상과 달리 이 사건이 엄청나게 크게 퍼져가는 구나하고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이 사건이 사회에 미치는 심각성이 아니라, TV가 뭔가 아주 잘못되었다는 생각의 심각성말이다. 그래서 조만간 논란의 미수다편을 확인해 보려고 하던 차에 우연찮게 학교에서 그것을 보게 되었다.

결과는 실로 대단했다. TV를 보는 나는 이미 그 내용에 무장 해제되었고 ‘하하’ 웃으며 그 내용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미녀들’로 지칭되는 외국여성들과 한국의 여대생을 대조하며 쇼를 진행하는 것, 또 미녀들에 편파적인 질문유도 등은 마치 제 2의 된장녀를 보는 듯한 착각까지 일으킬 정도로 여대생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게 만든 것이다. 정작 그 여대생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프로그램 시청을 마치고, 교수님이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하고 질문을 던지고 나서야 제정신이 든 글쓴이는 TV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자명하다. 한 일반인의 생각이 (또는 한 제작진) TV에 표현되는 것만으로 그것이 통념처럼 여겨지고 강화되는 판에, 권력의 자리에 있는 개인 또는 단체의 입김이 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루저의 난’에서 우리는 ‘미디어 조작’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왝 더 독(wag the dog)를 보았는가? 만약 보지 않았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다. 미국 대선의 결과를 미디어 조작으로 뒤엎는 시나리오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글쓴이가 제시하고 있는 문제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by RANDOMSAMPLING | 2009/11/23 22:14 | 글쓰기 35반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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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제는 잊혀지고 있는 미수다 이야기
THE 미수다 CODE루저 사건이 터진 지가 벌써 몇주일이 지났습니다. 문제의 여학생은 출국해 버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 를 주었던 그 사건은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루저라는 단어는 훌륭한 유행어로 남아 여러 사람에게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한 일반인의 생각이 방송되어 통념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에는 정말 공감합니다. 그녀는 그저 그녀의 의견을 말했을 뿐인데요.그 의견이 사실이든 아니든, 옳든 옳지 않든 대한민......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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